생각/추억

캠핑

풍면 2021. 2. 6. 16:37

 

3이다.

여름방학이면, 고교입시를 목전에  시기라

공부를 않더라도 마음은 무겁던 시기....

당시 한일협정 반대 시위가 전국을 덮어 졸지에

7월초 부터 휴교령이 떨어졌던 1965 이다.

 

슬슬 마음속에 1년전의  평화(?) 웠던 캠핑이 생각 난다..

가자!!!

 

멤버도 바뀌고, 장소도 바뀌었다.

동백정,  바닷가 동백나무 숲과 정자로 유명한 청정지역이다.

여름 해수욕장 보다는 이른  동백꽃 보러 가던 지역의 유명지.

서해바다 치고는 반도로 불쑥 나와서 그런지 

바닷물은 무지하게 맑았던 곳이다.

깨끗 하고 아름다운 명소 .... 

당시에 서울의 이화여대가  근처에 별장을 운영중 이어서

여름이면 이대생들도 많이 왔던 곳인데, 

지금 생각해 보면 별장이라기 보다는 캠프에 가까운 노지이었다.  

 

동백정자 언덕 옆으로 깨끗한 소규모 모래사장이 목표지점.

여름에  모래사장은 객이 없어 그야말로 고요와 적막이었는데 

모래 질은 대단히 좋았다.

이후 잠시 해수욕장이 되면서 몇년 유지 되다가 

화력발전소가 생기면서 모래사장은 사라졌고, 정자는 아직 남아 있다.

아직도 이해가 안되는 것이 화력발전소 입지로 좋은 곳도 아닌데

 거기 그게 생겼는지.... 

 

무전여행이 당시 서울의 대학생(고등생)에게 유행이었고, 

여름이면 군용베낭으로 무장한 이런 학생들을 많이 접해서, 

우리도 그렇게  보자고 20 km 걸어서 갔다.

인원은 5-6 인데 그중에 베낭은  한개, 나머지는 꾸러미 이다.

이번에는 텐트도 없다. 대신에 커다란 이불보(?) 한장을 가지고 가면서 

프레임은 가면서 어촌을 지나니 대나무를 구해 보자며 막연하게 출발이다.

쌀이 제일 무겁다 보니 베낭에 쌀을 모두 합쳐서 메기로 합의 했는데,

 무게가 생각 보다 많이 나가, 서로 그거 안메려고 극심한 눈치 싸움이다.

나중에는 순번을 정해 전봇대 두개씩 가고 교대 하기로 민주적 합의.... 

캠핑 이라기 보다는 피난 행색 아니었을까?

 

해질녁 출발 해서 중간지점 친구네 집에서 하루 자고, 이튿날 도착 했다.

가는 길에 어촌의 처마밑에서 고기잡이용 그물에 쓰는 대나무를 

주인어른께 말씀도 안드리고 들고 나와 일단 안도하며 도착했다. 간단히 표현하면 훔친것,,,

 모래 사장에 대나무 꽂아서 헝겁으로 집을 짓는 것이 의외로 상당히 어렵긴 했지만 

그런데로 하늘은 가린다. 

 

정자가 있는 그곳에 가서 놀기도 하고, 

바닷가에서 반찬거리도 구해 오고는 했지만

이건 무인도 표류기나 다를바 없다

하룻밤을 어찌 지냈는지 모르겠다. 

주변에 사람도 없고, 일년 전의  캠핑에 비하면 이건  거지수준이다.

 

하루 잤나 이틀 잤나는 기억에 없고, 장소를 옮기자고 합의는 됐던  하다.

짐을 챙겨 10 키로를 걸어 나온다. 한해 전의 그곳으로 이동이다.

 

 캠핑의 하이라이트는 다음의 사건이다.

나오는 길목에 미군 레이더 기지가 있는데,  부대 아랫편 언덕에 

제법  수박 밭이 보인다. 마침 배도 고픈데 때맞추어 수박밭이 있는 ,,,

우리는 눈빛으로 이미 의사결정, 보따리 모아 놓고는 순식간에 언덕을 올라

수박을 따서 굴렸다. 

5-6명이  올라가서 일인당 몇개씩 보이는 데로 따서 굴렸으니

아마 3-40 정도, 수거해 쌓아 보니 부잣집 산소 크기정도는 되었던  하다. 

 

수박밭 감시망에 걸렸는지 조금 있으니 아주머니 한분이 소리치면 오신다.

화가 엄청 나셨는지 입술이 파르르 하시며 양쪽 언저리 거품까지 하얗다.

하시던 말씀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다. 

..

익지도 않은 수박이라 먹지도 못하는데 따면 되냐? 

그리고 먹을 만큼만 따야지 이렇게 많이 따냐?

..

 

어린 마음에도  말이 없다. 잘못은 크기에 무조건 빌고, 

가지고 있던 약간의 돈으로 배상하고,,  그렇게 죄송하게 끝은 났다.

아직도   친구들 만나면  수박얘기는 주요 화제다.

나중에 개학 하고 나서 들리는 소문에는  수박집 아들이

중학교 2학년이라는 얘기는 들렸는데 누군지는 모르겠다.

 

일단 장소로 옮겨 한이틀 정도 ,,,,,,귀가.

3 여름방학. 오래도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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