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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기억??

최초의 기억? 대단한 얘기를 하려는건 아니다. 손녀가 크면서 말을 배워 요즘은 서로 의사소통이 되니 재미도 있지만 가끔은 깜짝 놀랄때도 많다. "할아버지 담배를 끊으십시요~~~" 하면서 깔깔 거리기도 하고 엊그제는 담배를 피고 들어 갔더니... 할아버지는 도대체 몇번을 말해야 끊느냐고 한다. 딸이 워킹맘 이라, 손녀를 간난아기때 부터 케어를 했으니 정도 많이 들었지만 성장과정을 보면서 큰 재미를 느낀다. 요즘 아이들이 대부분 그렇다지만, 확실히 옛날보다는 말을 잘 하는듯 하다. 손녀를 보면서 할아버지가 된 나의 어릴때 기억을 찾아 본다. 1. 신발을 신는데 좌우가 바뀌었다. 모양을 보니 발하고 신발이 달라서 좌우를 바꾸면 되는걸 생각 못하고 그 신발을 한바퀴 돌리면 될듯 한데, 돌려 보니 그래도 아니고,..

생각/추억 2017.02.01

월남일기 3 - 마무리

월남일기 29 드디어 왔다. 수원비행장 수은등이 켜진 활주로에 요란하게 착륙한 비행기. 우루루 일어서는 귀국병사들. 고국의 땅냄새? 감회가 크다. 살아서 왔다는 안도감. 비행기 출입문 근처에 나설때 한여름 냉장고 문을 여는 순간의 그 시원함을 느꼈다. 싸늘 하다. 캄캄한 밤이다. 주위에 우리 이외에는 아무도 없다. 비행기에서 화물을 내리는 일꾼들만 부지런히 움직인다. 떠날때 부산 3부두의 요란한 환송식과는 전혀 다르다. 인근의 부대에 수용되어 그날밤을 지낸다. 그렇게 기다리던 고국땅이었는데, 날씨도 싸늘하고, 사람도 싸늘한듯 느껴진다. 군인으로 할일을 했을 뿐이지만, 어떠한 대우를 바란것도 아니지만, 웬지 조금 허전함이 몰려 온다. 갑자기 변한 날씨만이 귀국을 말해 준다. 손은 주머니를 파고 목은 가슴을..

생각/vietnam 2016.12.11

월남일기 2

월남일기 17 내가 만약 입대를 안 했다면 16년 학창생활을 마감할 즈음인 듯 하다. 2월말. 지금 나의 동기들은 며칠 안남은 학위수여식을 기다리고 있겠지. 난 뭐냐? 무거운 철모, 후줄구래 작업복, 거추장 스러운 반도에 덜렁덜렁 수통 탄입대, 대검, M16 소총, 국방색 양말, 쟝글화, 일상생활에 필요한 도구는 전혀 아닌듯 하다. 그 친구들이 부럽다. 물론 그중에 많은 친구들이 내가 지금 하고있는 이 코스를 따라 오겠지만 그들은 하나의 대단원을 종결 지은자들 아닌가. 나와의 갭이 상당히 넓을듯 하다. 나는 잃어만 가고 있고, 그들은 쌓아가고 있는듯 하다. 내가 생각하던 나와는 너무 다른 내가 지금 여기 있는듯 하다. 말끝마다 달리는 욕들, 모순 같지만 단체생활에서 몸에 익히는 자기보호의 이기주의, 참아..

생각/vietnam 2016.12.08

월남일기 1

월남일기 00 군생활의 일부를 월남파병으로 보냈다. 요즘 그래도 국가유공자(참전유공자) 자격으로 약간의 위로금을 받는다. 매월 20만원은 보훈처로부터 15일 입금. 5만원은 지자체 로부터 매월 25일,,,,, 나이든 어르신에게 지급되는경우니 즐거워 할 일만은 아니지만 출출할때 간식꺼리가 생기는듯한 ,,,, 통장에 소리없이 입금된 숫자가 은근히 즐겁다. 그래서 그런지 가끔 그 시절이 생각이 난다. 고리짝에서 당시의 일기장을 끄집어 냈다. 유치한 문구들로 채워진 소위 병영일기다. 처음부터 써나간 일기도 아니고, 휴전협상이 거의 마무리되던 1973년1월 시작이다. 아마도 전쟁이 끝나고 귀국할날이 얼마 남지 않아 남들은 테레비네 카세트네,,,,귀국 박스를 채우는데 전투수당이라고 받은 딸라를 현지에서 탕진하고는 ..

생각/vietnam 2016.12.03